빈민운동의 대부 제정구 기념관 개관하자 휴관

운영 조례안 통과 안돼, 군의회 심사보류

한려뉴스임은정 기자 hanryeonews@naver.com|작성일 : 2021-04-26 11:02
페이스북공유하기 트위터공유하기 네카 카카오톡공유하기

경남 고성 출신으로 우리나라 ‘빈민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제정구 선생(1944~1999)을 기리는 기념관이 그의 고향에서 문을 열었지만 곧바로 휴관에 들어가 빛이 바래고 있다.
고성군은 지난 24일 대가면에 있는 대가연꽃테마파크 일원에 조성한 ‘제정구 커뮤니티센터’ 개관식을 갖고 일반에 공개했다. 연면적 450㎡ 지상 1층 규모의 이 커뮤니티센터는 25억 원을 들여 기념 전시실, 북카페, 강당, 교육실 등을 갖췄다. 전 국가건축정책위원장 승효상 건축가가 설계해 건립 이전부터 주목받았다. 군은 우리나라 빈민운동에 투신 해 온 선생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8년부터 커뮤니티센터 건립에 착수했었다. 

이날 개관식에는 고인의 유가족과 제정구기념사업회, 전·현직 국회의원, 정치인 등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 커뮤니티센터는 25일부터 곧바로 휴관에 들어갔다. 운영에 따른 조례안이 통과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군은 ‘제정구 커뮤니티센터 관리 및 운영 조례안’을 상정했지만, 군의회는 최근 열린 임시회에서 심사 보류를 결정했다. 
이 때문에 대가연꽃테마파크와 대가저수지 등 주변 인프라와 연계한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커뮤니티센터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군의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군은 조례가 마련될 때까지 일부 시설만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군의회는 조례안이 개관식을 앞두고 긴박하게 올라와 좀 더 신중한 검토를 위해 심사 보류를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백두현 고성군수(민주당)와 국민의 힘 다수인 군의회의 기싸움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작 심사 보류를 결정한 고성군의회 11명 전원은 이날 개관식에 얼굴에 내비쳤다.



고성군 대가면 출신인 제정구 선생은 1966년 서울대 정치학과에 입학 후 학생운동을 주도했고, 1973년 청계천 판자촌 야학 운동을 계기로 도시 빈민운동에 투신했다. 1986년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으며 14·15대 국회의원으로도 활동했다. 
한 군민은 “선생의 청빈사상은 영원히 고향 고성에 남게됐지만, 커뮤니티센터가 문을 열고도 휴관에 들어간 것은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