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려뉴스임은정 기자 hanryeonews@naver.com|작성일 : 2024-05-02 13:54

충무공이순신함. 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은 대한민국 해군의 최초·최고 전투함 건조 역사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 해군이 국산 구축함으로 처음 도입한 KDX-I 광개토대왕함을 순수 국내 기술로 건조해 해군 구축함의 기틀을 마련했다.
KDX- Ⅱ충무공이순신함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스텔스 설계를 적용한 구축함이다. KDX-Ⅲ율곡이이함 건조 시 한화오션이 도입한 업계 최초의 블루스카이 로드아웃 공법은 이후 전 세계 이지스함 건조 과정에서 롤모델이 됐다. 2023년 국방과학연구소가 대한민국 현존 전투함 중 가장 조용한 함정으로 선정한 대구함 역시 한화오션이 건조했다.
이 중 한화오션이 2003년 12월 해군에 인도한 충무공이순신함은 당시 수중방사소음 관련 지적이 있었다.
당시 관계자들이 확인한 결과 원인은 관급자재인 기관계통장비의 문제로 확인됐다. 수중방사소음 이슈가 된 이 탑재장비의 문제는 기본설계 수행 중에 발생한 것으로, 기본설계 과정에서 잘못된 기자재 선정을 한 것이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오션은 타사가 기본설계 당시 발생했던 문제를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 과정에서 발견하고 개선책을 적용해 소음 수준을 낮춰 결국 정상적으로 인도했다. 당시 한화오션의 기술력을 믿고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를 맡긴 덕분에, 한화오션이 기본설계 과정의 오류도 수정하며 수중방사소음 문제를 해결하고 정상적으로 전력화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기본설계 수행업체가 아닌 다른 업체가 상세설계를 수행하면 비교 검증을 통해 함정의 결함을 해결하며 최상의 전력화를 도모할 수 있는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일부에서는 2006년 방위사업청 개청 이래 기본설계 업체가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를 ‘관행’처럼 맡아왔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방위사업청 개청 이래 18번의 사업 중 장보고-Ⅲ배치-Ⅱ번함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는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된 바 있다.
방위력 개선사업 관리규정에서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수행하게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동안 17번의 사업자 선정과정에서는 ‘특별한 사유’가 없었기에 기본설계 수행업체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업체로 선정된 것이다.
하지만 한국형 차기 구축함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업체 선정을 앞두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너무나 ‘특별한 사유’가 발생했다. KDDX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한 국가수사본부의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불법적인 군사기밀 탈취로 기소된 HD현대중공업 관련 직원 9명 전원이 유죄 판결을 받았고, 이와 관련된 임원들의 개입 정황이 드러나 국가수사본부에서 수사 중이다.
방산업계는 “KDDX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특별한 사유’를 고려해 경쟁입찰로 진행해야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