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국내 최초로 대형선박 원격자율운항에 도전한다.
삼성중공업은 목포해양대 항해실습선인 ‘세계로호’에 독자 개발한 원격자율운항시스템인 ‘SAS’를 탑재하고, 오는 8월 목포~제주 실습 항로 중 일부 구간에서 원격자율운항에 나선다고 14일 밝혔다. 세계로호는 길이 133m 무게 9200t급 대형선박이다. 이번 운항에 성공하면 삼성중공업은 대형선박 원격자율운항 기술을 확보한 세계 첫 조선사가 된다.
이를 위해 목포해양대와 ‘스마트 자율운항 선박 기술 개발 및 실증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은 ‘세계로호’에 ‘SAS’를 탑재하고, 목포해양대는 사전 자율운항 시뮬레이션 검증과 실제 운항 평가 등을 맡는다. ‘SAS’는 충돌 회피를 위해 엔진과 방향타를 자동 제어하고 사각지대 없이 360도 시야 확보하는 등 최신 ICT 기술이 집약된 원격자율운항시스템이다.
삼성중공업은 내년에 SAS 시스템의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2016년부터 이 연구 개발에 착수했다. 2019년 길이 3.3m의 원격자율운항 모형선 ‘이지고’를 제작해 해상 실증에 성공했다. 당시 대전 원격관제센터에서 250㎞ 떨어진 거제조선소 바다 위 모형선박을 실시간으로 원격제어하며 시험 운항을 검증했다.
이어 2020년 10월에 업계 최초로 무게 300t급 예인 선박 ‘SAMSUNG T-8호’의 자율 운항에 성공하며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에 1여년만에 T-8호보다 크기가 30배인 9200t급 대형 선박의 원격자율운항에 도전한다.
정호현 삼성중공업 기술개발본부장은 “미래 선박 시대 전환이라는 중요한 변화의 시기에 삼성중공업이 업계에서 가장 앞서 대형선박 원격자율운항 기술을 확보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임은정 기자 hanryeonews@naver.com